[폐암] 홍현철씨 어머님, 인천, 여성, 66세

항공사에서 기술직 근무중인 홍현철씨의 어머님은 2007년 9월 수술이 힘든 상황의 폐암을 진단 받았습니다. 완치가 아닌 항암 및 방사선 치료를 통한 생존 연장 가능성 20% 내외라는 의사의 이야기를 듣고 약 2년 반의 시간 동안 총 5회의 항암치료 및 33회의 방사선치료를 받으시면서 차가버섯 복용을 게을리 하지 않으셨습니다. 2010년 2월 현재 암은 더 이상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3개월 단위의 추적검사를 받고 계십니다. 그간의 투병 과정에 대해 홍현철씨가 직접 작성하신 내용을 소개합니다.

이 시간에 이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2007년 9월은 어머니께서 폐암 3기 B라는 것을 알게 된 해입니다. 삼천포로 결혼식을 다녀오신 후에 몸이 계속 안 좋다고 하셔서 병원에 가셔서 CT 찍으시고 큰 병원에 가보라고 하기에 별일 아니겠지 했는데 폐암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한쪽 폐에 2군데의 종양이 보이고 임파절로 전이되어서 수술도 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본인에게 말을 할 것인지 아닌지 고민도 많이 했지만 말하기로 결정하고 “엄마 병은 금방 나을 것 같지 않아”라고 말하자 금방 알아들으셨습니다. 한 3일을 아무 말도 없으셨습니다.
 
그냥 초기로만 아니 지금도 초기라 수술도 안하고 운동하고 치료하면 좋아진다고 생각하시고 계십니다. 어쩌면 그게 더 잘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희망을 계속 가지고 계시니까요
 
추석이 끼어서 진단을 받게 될 때까지 10일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저는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공부하고 주의사람에게 특히 폐암환자 가족에게 경험담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엄마에게 “치료 안하고 다른 걸로 고칠수 있어”라고 하자 “치료 안 하려면 뭐하러 병원에 왔어” 하시면서 강한 의지를 보이셨습니다.
 
그 이후에 3번의 항암(텍솔과 시스플라틴) 그리고 33번의 방사선 치료를 견디셨고 치료가 끝나고 나서 고식적 요법으로 2번의 항암치료를 하셨습니다.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을 시행했는지 몰라도 항암 시에는 머리 빠지고 다리 저리는 것 외에는 구토나 구역질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으며, 방사선 하실 때도 목이 따끔거리고 걸리는 것 외에는 별다를 부작용은 없으셨습니다. 지금도 다리가 얼얼하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본인이 그러십니다. “운동하면 조금 나아져” 그러시면서 열심히 운동 하십니다.
 
암 치료라는게 정말 웃기더군요. 어떠한 책이나 누구에 경험담에서도 암 치료는 입원 안하고 급할 때만 입원한다라고 말을 안 해 주더군요. 항암 할 때도 당일에 맞고 집에 가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릅니다. 저는 항암 할 때 그냥 입원해서 맘이라도 편하게 누워서 맞으시게 했습니다. 치료를 받고 결과를 볼 때 처음에는 1/3정도 줄어들었다, 그 다음에는 얼마가 줄어들었다고 주치의께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것에 기뻐하고 좋아했지만 그 이후에는 연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크기를 줄이려고 엄마를 힘들게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희가 기원한 것은 나빠지시더라도 천천히 거나 지금 상태 그대로 계속 유지만 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진단 시 치료 성공하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연명하실 수 있다고 했는지 지금은 2년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치료 후 2개월은 CT를 찍었고, 그 후 2개월은 피검사와 엑스레이 검사로 추적검사를 했습니다. 그때마다 2개월이 소중하고 감사한지 몰랐습니다. 마지막 PET‐CT를 찍은 후에는 거의 보이지가 않는다는 즐거운 말도 들었습니다. 마지막 CT 결과 이제는 3개월로 추적검사를 연장했습니다. 재발에 징후가 보이지 않고 PET‐CT를 찍어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소견과 함께 말입니다. 그렇게 제가 PET‐CT를 한번 더 해보자고 우겼는데 하지 말자고 주치의께서 말씀하신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생활은 예전과는 정반대에 가깝게 하고 계십니다. 방안에 조금만 뭐가 떨어져도 쓸고 닦고 10년 된 가스렌지가 아직도 광이 나고 저흰 1남2녀인데 어릴 때 과자를 먹을 때는 쓰레기통을 대고 먹었습니다.

그 정도로 빈틈이 없으시고 성격이 급하셨는데 지금은 많이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주 변하지는 않으시고요 손자들이 이불 위에서 과자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증명합니다. 그전에도 운동을 하시고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셨지만 이번에는 아예 일일계획서를 시간대별로 해서 일주일 치를 A4용지 한장으로 만들어서 냉장고에 붙여놓고 체크하시면서 계획대로 움직이시도록 했습니다. 저는 치료에 중점을 두면서 공부를 했고 작은 누나는 병원비를 어떻게 할 것인지, 큰 누나는 전적으로 엄마 옆에 붙어서 식사하고 말동무하고 운동하고 그렇게 했습니다. 근데 부작용이 나타나더군요 엄마께서 큰누나에게 의지를 많이 하시는 것 같다는 큰누나의 말이었습니다. 이렇게 되다 보면 진짜 환자처럼 몸져누우실 것 같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후 큰누나의 역할을 줄였습니다. 반찬만 해다 드리도록 했으며, 운동과 건강식품들은 일일계획표 시간에 맞춰서 전화를 제가 체크를 했습니다. 본인이 움직여야 의지도 생기고 환자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방법이 맞아 들어갔는지는 몰라도 지금은 알아서 현미밥 해 드시고, 혼자 유기농 사다가 반찬 만들어서 드시고 저희도 주시기는 하는데 엄마가 드시는 건 모든지 약이라고 왠만하면 그냥 드시게 합니다. 가격이 비싸서 저희까지 먹으면 벅차더군요.
 
1차 치료가 끝난 후에 텔레비전에 나온 유명한 의사도 찾아가서 상담비 5만원 주고 상담하고 좋다는 것도 사다가 해봤습니다. 뜸이 좋다고 하기에 해보고, 머리가 빠진 모습이 우울하실 것 같아서 엄청 비싼 가발도 맞춰 드렸습니다. 말씀드린건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렇게 암 환자가 집에 있으니 과장된 표현으로 돈벌이로 받아드리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제가 경험해본 바로는 거창한 건강식품이나 약보다도 지금에 할 수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듯 합니다. 비싼 것 보다도 “본인의 의지” 본인이 살고자 하지 않으면 아무리 명약이라도 듣지 않을 것이며, 두 번째는 환자에 의지를 북돋아줄 “가족의 의지” 세 번째는 첫 번째, 두 번째의 의지를 알아줄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삼박자가 맞는다면 못 이겨낼 병이 없다고 확신하고 또 지금도 실행하고 있습니다. 저보다도 운동도 많이 하시고 규칙적인 식사와 양으로 몸무게를 2년 넘게 500그램 차이도 안 나게 유지하고 계시는 것 보면 우리 엄마 대단하시다고 자랑하고 싶습니다.
 
2007년 9월은 우리가족에게는 엄청난 일을 겪게 한 달입니다. 처음에는 왜 이런일이 텔레비전으로만 보던 일이 우리에게 생긴 걸까 하는 원망도 하고 담배를 피우신 엄마도 원망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의 소중함, 아버지의 든든함과 돌아가시게 되면 후회는 남는다 그렇지만 우리는 너에게 원망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는 누나들의 따뜻한 믿음이 원망보다는 얼마나 우리 가족을 하나로 뭉치게 하였는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이 병에게 감사하게는 느껴지지는 않더군요. 두서없이 그냥 키보드에 손이 가는 데로 적어보았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같은 병을 가지고 계시는 모든 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아무쪼록 건강하시길 빕니다.

2월 9일이 3개월 만에 하는 검사인데 아무 탈 없이 없었으면 하는 소망 입니다.  

2010년 1월 21일 홍 현 철